배려인가 정념인가

by 윤명원 posted Apr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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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의 순정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몰라
처음 본 남자 품에 얼싸 안겨
푸른 등불 아래 붉은 등불 아래
춤추는 댄서의 순정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색소폰아


새빨간 드레스 걸쳐입고
넘치는 글라스에 눈물지며
비 내리는 밤도 눈 내리는 밤도
춤추는 댄서의 순정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색소폰아


별빛도 달빛도 잠든 밤에
외로이 들창가에 기대서서
슬픈 추억 속에 남모르게 우는
애달픈 댄서의 순정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색소폰아






이름도 모르고 성도 아무 것도 모르는
처음 본 남자 품에 얼싸 안겨
화려한 드레스 걸쳐입고 즐거운 척 좋아하는 척
춤추는 댄서에게도 순정이 있지만 표현할 수 없는 마음


별빛도 달빛도 잠든 밤에
외로이 들창가에 기대서서
슬픈 추억 속에 남모르게 우는
애달픈 댄서의 순정을 누가 알며 진심으로 보듬어 줄까?
노랫말을 곱씹으면서 들으면
마음 짠해지는 노래다.


댄서의 순정을 들으면서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오지호의 연인이었던
임모씨가 자꾸 떠오른다.
강남의 업계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모르는 이가 없었다는 자살한 임모씨
그녀는 자기 분야에서는 최고의 스타로 ‘밤의 사교계’의 여왕이었으나
정작 애인과 공개 데이트 한 번 할 수 없는 처지를 한으로 여겼을 것이고
‘여성성’의 상징과도 같았을 그녀의 미모와 헌신의 끝은 허무해
스스로 짧은 생을 마감한 게 아닐지...


그녀에 대한 기사의 댓글 중에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이 죽도록 사랑한다는 한 남자의 인생이 어떻게 될는지
상상이나 해봤을까? 자신의 죽음이 사랑한다는 남자의 앞날을 망칠 수도 있는데
아무런 계산 없이 죽음을 택한 여자, 이 여자는 한 남자를 '진정 사랑했노라'고 할 수 없다.'
는 글을 읽으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사랑하는 이의 성공을 위해 기꺼이 "나를 디뎌 밟고 가소서" 할 수 있을까?
내가 오지호라면 어렵게 찾은 인기와 돈을 거머쥘 수 있는 길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사랑하는 여인을 세상에 알리는 행동을 했을까?

사랑은 상대에 대한 깊은 배려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결국은 소유하고 싶은 정념이라고 해야 할까?





엉터리전도사


김추자


장사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