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C 동문 선배들과 함께한 태안 자원봉사 활동

by 김세환 posted Apr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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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난지도 어느덧 3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많은 곳에서 자원봉사의 손길을 뻗고 있을 때 난 그냥 구경만 하다가 마침 학군단 Vision-NQ운동(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팀워크 극대화 활동)의 일환으로 태안 자원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태안 자원봉사에 학군단의 이름을 걸고 나선다고 하니 12기(70학번)선배부터 35기(93학번)선배까지 30여명의 동문 선배들도 함께 참여해 주셨으며, 재정적인 지원도 해 주셨다.
  30년 이상된 선배들도 ROTC라는 이름으로 하나될 수 있음에 놀랐고, 이렇듯 많은 선배들과 내가 ROTC라는 동동 운명체에 속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학군단에서 자체 구입한 물품이 많이 빈약했지만 학생회 측과 작업현장에서 지원된 장화와 방제복을 입고 바로 작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많이 정화된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방제복을 입고 가까이 가보니 이곳이 태안이라고 알려주는 듯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지원본부 관계자분이 우리에게 돌을 닦으면 된다고 하셨다. 바닷가에 널려 있는 돌들은 기름때에 찌들어 검게 변색되어 있었고, 찌든 기름을 마른 헝겊으로 닦으려니 잘 닦이지 않아서 살짝 물에 적셔서 닦다가 물위에 둥둥 떠 있는 검은 기름을 보게 되었다. 기름이 묻은 돌이 문제긴 하지만 물위에 둥둥 떠 있는 기름이 더 큰 문제였다. 누군가가 돌을 닦는 것을 그만 두고 물이 고인 곳의 땅을 파기 시작했다. 땅을 파헤칠 때 마다 뭉쳐진 검은 기름이 올라왔다. 이것이 진짜 태안의 모습이라는 말인가…….
  사고 후 3개월의 시간도 부족한 듯 태안의 해안가는 사고 당시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뉴스나 인터넷 기사에서 보던 태안의 모습은 곧 회복 될 듯한 모습이었지만 우리 앞에 보이는 태안은 과연 회복이 가능할지 의문이 드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태안을 다시 되살리기 위해서는 자원 봉사자들의 더 많은 손길과 관심이 필요하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 반짝 관심을 갖다가 어느새 기억에서 사라지고 누군가가 가서 일하겠지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V-NQ의 일환으로 간 태안 자원봉사는 비록 몸은 힘들어도 환경오염에 대한 의식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작은 손길을 보탠 것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고 온 자리인 것 같다.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고 전 세계적으로 ‘빈자의 성녀’로 추앙받았던 테레사 수녀(1910~1997)의 헌신적인 봉사 활동에 대해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1998년 아주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선한 일이나 누군가를 돕는 일, 위로해 주는 일 등을 할 때 우리의 신체 내에서는 유해한 바이러스를 없애는 면역 물질이 나온다는 것이니다. 명문 하버드대의 의료진은 대가를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과 아무 대가 없이 자원봉사를 하는 대학생들의 면역능력을 비교하여 실험을 한 결과 대가 없이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체내 면역수치가 더 높아져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버드대학교의 의료진들은 이와 같이 봉사하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정신적∙신체적∙사회적 변화를 가리켜 이른바 ’테레사 효과(Teresa Effect)라고 명명했다.
  나는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테레사 효과를 체험 했다.  우리 중앙대학교 학생들도 태안 봉사활동에 적극 동참하여 테레사 효과를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http://www.111rotc.net/main/board/down.php?bbs_no=496&board_no=18&seq=3&px=1024&py=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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